Wednesday, August 21, 2013

기도로 병을 고칠 수 있나… 한 언론인의 '神 존재 증명' 분투기

기도로 병을 고칠 수 있나… 한 언론인의 '神 존재 증명' 분투기

  • 김기철 기자

 신의 흔적을 찾아서 표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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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흔적을 찾아서

바바라 해거티 지음|홍지수 옮김
김영사|388쪽|1만4000원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 NPR 기자인 해거티는 1995년 6월 10일 새들백 교회 밖 벤치에 앉아 이 교회 신자인 케시 영을 인터뷰하고 있었다. 케시와 이야기를 나누던 해거티는 신비한 '영적 체험'과 맞닥뜨린다. 뒷덜미 머리카락이 쭈뼛거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더니, 뭔가 느낄 수 있는 어떤 존재에 조금씩 부드럽게 휩싸인 것이다. 며칠 후 그는 다시 심장이 두근거리고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황홀한 신체적 변화였다."(97쪽)

이 책은 해거티가 자신이 겪은 영적 체험에 대해 과학적·객관적 설명을 찾아나선 시도다. 심리학자와 신경과학자, 뇌과학자, 의사들을 만나 신(神)의 존재에 대한 증거를 추적한다. '신앙은 병을 치유할 수 있는가' 같은 주제들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자를 연구해온 미국 마이애미대 게일 아이론슨 박사에 따르면, 명상이나 신에 대한 믿음, 영적(靈的) 수행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사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더 낮게 나타났다. 코티졸은 에이즈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이론슨 박사는 "영성은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한다.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의 버드는 '중보 기도'(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기도)의 효과를 시험했다. 심장병 환자 400명을 상대로 절반은 기도를 받고, 나머지 절반은 기도를 받지 않도록 했다. 10개월 후, 결과는 놀라웠다. 중보 기도를 받은 환자들의 입원일수가 더 적었고, 보조호흡기나 항생제·이뇨제를 포함한 치료 횟수도 더 적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버드대 허버트 벤슨 교수의 실험 결과는 반대였다. 중보 기도를 받는 사실을 아는 경우,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 것이다. 기도의 효과에 대해 과학은 편이 갈린 셈이다.

"과학은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도 없지만,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없다." 저자의 결론은 뻔해 보인다. 하지만 이 결론을 얻기 위해 시도한 노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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