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성대한 칠순 잔치 보셨습니까?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에게 칠순 축하를 받는 할아버지는 아마 저밖에 없을걸요.”
이상희(李祥羲·70) 전(前) 과기처 장관이 칠순 잔치를 여는 대신 과학사랑을 고취하는 온라인 이벤트를 열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행사 제목은 ‘칠순 기념! 과학사랑 UCC 이벤트’. 이 전 장관은 ‘칠순맞이 할아버지의 애절한 과학사랑 하소연’이란 UCC (User Created Contents·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싸이월드, 다음 등에 띄우곤 이 동영상을 본 소감을 댓글로 달게 했다. 그리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4일까지 댓글들을 심사한 끝에 24일 당첨자를 발표했다. 이 전 장관은 “개인이 개최한 이벤트였는데도 무려 3만5000여 명이 접속했고 900여 명이 댓글을 응모해 좀 놀랐다”고 했다.
그는 당첨자들에게 닌텐도 게임기, 홈시어터,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 직접 고른 ‘굵직한’ 상품들을 안긴다. 잔치 안 하고 마련한 500여 만원을 들여 마련했다.
“지난 9월 칠순이 다가오자 내가 아들, 사위 불러 놓고 말했어요. ‘밥 한 끼 먹는 데 몇 백만원 쓰는 건 싫다. 우리 그 돈을 ‘과학사랑’에 쓰자. 이공계 기피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자’고 했죠.”
그는 UCC 제작을 위해 손자 둘을 ‘섭외’했다. 동영상엔 영화 ‘디 워’를 패러디해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고 용이 되어 승천하는 장면을 넣었다. 손자가 인라인을 타다 용의 승천을 보고 여의주에 대해 물으면, 할아버지가 “우리의 여의주는 과학이지~” 하고 결론을 이끄는 앙증맞은 동영상이다. 대학생 정슬기(대상)씨는 이 영상을 보고 “중학교 때 과학경시대회에 나가 고무동력기, 물로켓을 날리며 과학자의 꿈을 꿨던 때가 새록새록 기억납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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