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April 15, 2011

'절반의 힘' - 집 팔아 기부 나선 가족 이야기

'절반의 힘' - 집 팔아 기부 나선 가족 이야기

  • 2010.01.25 19:42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살던 집을 판다면 모두 비웃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한 가족이 있다. 집을 팔아 기부에 나선 가족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사건은 교차로의 빨간 불에 차가 멈춰 섰을 때 일어났다. 지난 2006년, 애틀랜타의 기업가이자 기고가인 케빈 살린(Salwen)은 14살짜리 딸 한나(Hannah)와 함께 밤샘 파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신호등 때문에 멈춰 섰을 때, 창 밖에 검은색의 멋진 벤츠 승용차와 그 옆에서 구걸하고 있는 걸인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한나는 “아빠, 저 사람이 조금만 싼 차를 탄다면 지금 구걸하는 사람도 밥을 먹을 수 있지 않나요?”하고 물었다. 다시 파란 불이 들어와 길을 가던 동안에도, 한나는 멈추지 않고 부모님을 졸랐다. 고급 승용차 옆에서 누군가는 구걸을 해야 하는 불공평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도 뭔가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집이라도 팔아야겠니?” 참다 못해 엄마가 한 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이 되고 말았다. 한나는 크고 멋진 집을 팔고 평범하고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는 대신, 새 집을 사고 남는 돈을 기부한다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결국 이 가족은 한나의 생각대로 하고 말았다. 그리고 정신나간 것처럼 보이는 이 행동은 케빈과 한나에 의해 ‘절반의 힘(The Power of Half)’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다. NYT는 한나 가족의 이런 행동이, 엄청난 지진 피해를 입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티 사람들에게 트위터 메시지부터 오래된 신발까지 뭐든 보내려 하는 미국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려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빈과 부인 조안(Joan)은 큰 집에 사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작은 집으로 옮기고 나니 오히려 가족끼리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작은 집’이 뜻하지 않게 ‘화목한 집’이 된 것이다. 케빈 가족은 아프리카 가나의 40가구에 의료·식량지원 등을 제공하기 위해 8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기아퇴치운동을 벌이는 사람들과 함께 가나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케빈 가족의 이런 행동이 순조롭게만 진행돼온 것은 아니었다. 끈기 있게 부모님을 설득한 한나와 달리, 남동생 조(Joe)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남는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기부하는 행동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케빈 가족의 기부를 두고 “선량한 척하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깎아내리거나, “미국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은데 왜 가나에 기부하느냐”며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이들도 있었다. 케빈 가족에게 새 집을 팔았던 사람은 자신이 케빈 가족의 기부에 10만달러를 보탠 꼴이 됐다는 사실에 감격했다. 한나의 친구 블레이스(Blaise)는 아기를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받은 수입의 절반을 환경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케빈 가족은 책에서 “사람들에게 집을 팔라고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보다는 사람들이 ‘무엇을 소유할 수 있는지’보다 ‘무엇을 나눌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이 된 한나는 “집을 파는 것은 사실 바보같은 일”이라며 “우리 가족의 경우엔 집이 식구들이 살기에 너무 컸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 돈, 재능 등 누구든지 지나치게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며 “무엇이든지 너무 많은 것은 조금 줄여서 남들과 나누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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