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14, 2011

동방예의지국

우리들은 어려서부터 ‘우리 한국은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고, 또 그런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세상의 어떤 민족보다도 우리 한국사람들은 예의가 바르고 존경을 받는 민족이라고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저는 미국에 와서 살면서 그 말을 다시 돌이켜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우리들은 예절을 잘 지키는 사람들입니까?
   한국인과 서양인이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인은 겉모습에 치중을 하는 반면, 서양인은 속모습에 더 치중하는 것입니다. 한국인은 겉으로 인사를 잘하고 공손한 모습을 보이면 예의가 바르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서양인들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서는 그러한 면을 보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양인들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옛날 우리 할아버지들은 그들을 아주 예의가 없는 민족이라고 경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예절이라는 것이 그러한 겉모습으로 지켜지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진정한 예절은 마음과 마음 사이에서 오가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된 예절은 자기와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잘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겉으로 인사를 잘한다고 해서 예의가 바른 것이 아니라 그 속 마음으로 상대방을 공경하고 그를 위해주는 사람이 바른 예절을 지키는 자인 것입니다.
   어느 목사님이 쓴 책 중에 “힘은 있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수필집이 있습니다.  아마 힘이 있다고 해서 자기 멋대로 행사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실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유익이 되지 못한다는 성경의 원리에 기초하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예절 역시 서로 좋은 관계에 있을 때 지켜야 됩니다. 관계가 일단 깨어지고 나면 다시 회복하기가 너무나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들이 맺는 관계 속에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의 모형인 교회에서 한 형제 자매로 만나는 우리들은 하나님의 자녀에게 합당한 예절을 지켜야 하며, 좋은 관계에 있을 때 더 그것을 노력해야 하고,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조심하면서 예의바른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해는 분란을 가져옵니다. 오해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심하게 생길 수 있습니다. 오해를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이러한 참된 예절을 미리 지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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