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14, 2011

하나님은 공평하시지만...

   옛날에 어떤 동네에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살았다. 동네 아이들은 그 아저씨가 좋아서, 늘 그 집 주변에 모여 시끄럽게 놀고 때로는 집 안에까지 들어가 술래잡기를 하면서 놀기도 하였다. 그래도 그 아저씨는 잔소리 한 번 하지 않고 아이들의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곤 하였다. 그런데 아이들 중에 갑돌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별나게 착한 아이가 하나 있었다. 친구들과 놀다가 돌아갈 무렵에는 어지럽혀 놓았던 물건들을 제 자리에 돌려다 놓고,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는 꼭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참 신통한 아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저씨는 산에 올라가 나무를 하기 위하여 도끼를 찾게 되었는데, 도저히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귀중한 연장이었기 때문에 헛간 깊숙한 곳에 잘 보관해 두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나타나지를 않았다. 어디에 두었을까를 고심하고 있다가, 아마 누군가가 훔쳐간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집에 자주 오는 사람들을 하나씩 꼽아보면서 의심이 갈만한 사람들을 하나씩 머리 속에 그려보았다. 그 때 갑자기 갑돌이 생각이 났다. 지금까지는 모든 행동이 착하게만 보였는데,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여겨졌다. 무엇보다도,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예의바른 것이 수상하였다. 아마 도끼를 훔쳐가기 위해서 일부러 그랬을 가능성이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놀다가 어지럽혔던 물건들을 제 자리에 가져다 둔 것도, 도끼가 어디에 있는지 찾기 위해 일부러 그랬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다음 날도 계속 와서 놀았다. 갑돌이도 아이들 틈에 있었고, 여전히 공손한 태도로 인사를 하며 청소를 하였지만, 그 아이를 보면 볼수록 모든 태도가 수상하였다. 이제는 갑돌이가 가져갔다고 확신하게 되었고, 그 아이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가득하게 되어, 마음씨 좋은 그 아저씨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아이들이 돌아간 후에 그 아저씨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뒷마당 나무 밑에 있는 평상에 걸터앉았다. 그 때 문 옆에 세워져 있는 도끼가 눈에 들어왔다. “아차, 며칠 전에 뒷마당에서 장작을 패고 나서 저기에 두었었구나!!!” 다음 날 친구들과 함께 놀고 있는 갑돌이의 모습은 그 아저씨 눈에 천사처럼 보였다.

   이 세상은 불완전한 곳이요, 하나님이 계시는 하나님의 나라만이 완전한 세계이다. 세상에서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이 아니라, 좋았던 바로 그것이 어떤 경우에는 나쁘게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마다 성격적인 특성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천성적으로 낙천적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당황하지 않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으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처리해 나간다. 얼마나 좋은 성격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시간을 다투는 급한 일이 벌어졌을 때에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장애물이 되어 손해를 끼치기 쉽다. 기억력이 남달리 뛰어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얼마나 부러운지... 그러나 기억력이 뛰어난 것이 늘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떤 때에는 그것이 마음을 많이 괴롭히기 때문이다. 농부들이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일하는 모습은 불쌍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도시인들이 맛보지 못하는 마음의 안연함이 있다.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장점과 단점을 모두 비교해 보면, 누가 더 뛰어나고 누가 더 뒤쳐진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다만 문제는,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본받기보다, 부정적인 방향으로 판단하고 경멸하려는, 인간의 마음이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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