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14, 2011

코리안 타임

“코리안 타임”
   약속된 시간을 지키지 않고 항상 늦게 나타나는 한국 사람들의 습성을 꼬집어서 만든 말이다. 얼마나 심했으면 이런 말까지 생겼을까? 그리고 어떻게 해서 그런 못된 버릇이 생기게 되었을까? 어떤 여자분들은 연애할 때 남자의 충성심을 시험해 보기 위하여 일부러 약속 시간보다 한 두시간 늦게 나갔던 경험을 자랑스럽게 하는데, 코리안 타임이 생기게 한 주범으로 몰리지 않으려면 입조심하는 것이 나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얼마 전에, 한국에서 26년간 살아온 일본인 이케하라 마모루씨가 쓴 “한국, 한국인 비판”이라는 책을 읽다가, 전에 생각해 보지 못하였던 또 다른 코리안 타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만나는 약속 시간뿐만이 아니라 헤어지는 약속 시간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만나는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책에서는 기업체 간의 기술 이전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는데, 가령 3년 동안 공사를 하면서 기술을 가르쳐 주기로 하고 계약을 맺은 경우 거의 대부분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해약된다는 것이다. 공사가 일단 시작되면, 언제 기술을 가르쳐 줄 것이냐, 왜 빨리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계속 다그친다고 한다. 그래서 그 성화에 못이겨 기술의 일부를 가르쳐 주면, 그까짓 것을 가지고 무슨 대단한 기술이라고 하느냐 우리끼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중간에 계약을 취소해 버리고 자기들 방식대로 공사를 진행한 후에 “우리도 새로운 기술을 발명했다”고 큰소리 친다는 것이다. 정작 그 기술의 핵심은 하나도 맛을 보지 못하고 기본적인 준비 과정만을 배운 것이다. 돈은 돈대로 다 허비하고 실질적인 이득은 별로 얻지 못한다. 그러한 결과가 바로 몇 년 전에 갑자기 무너져 내린 백화점과 한강 다리들로 나타났다. 앞으로 또 어떤 형태로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이러한 문제는 다만 시간에 관계된 것만이 아니다. 더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는 성급함 또는 조급함 때문에 “약속”이 무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약속이 무시되는 이유들 가운데에는 교만함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신앙은 믿음에서 출발한다. 믿음은 상호간의 약속을 기초로 한다. 약속이 분명하게 지켜질 때 상대방에 대해 믿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시고, 한 번 약속하신 것은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심을 보여주셨으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것을 철저하게 경험하였다.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는 믿음직스러운 사람들을 일꾼으로 부르신다. 이 문제에 있어서 우리 한국인들은 큰 약점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나님을 믿게 된 이후에도,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소속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옛 습관에 그대로 젖어 있기가 쉽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되겠다. 우선 작은 약속부터,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가정에서 먼저 실천해 보자. 수박 겉핥기 식으로 알면서, 진리에 대해 신앙생활에 대해 누구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부터 고치자. 하나님의 약속의 때, 성취의 때를 참고 기다리는 겸손을 배우자.K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