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 방망이의 시련
도깨비의 요술 방망이 이야기의 속편을 꾸민다면 아마 이렇게 될 것이다:
"가난하게는 살았지만 심성이 착하기 이를 데 없던 나무꾼은 요술 방망이 덕분에 곧 부자가 되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를 몰랐기 때문에, 매일 아침마다 그 날 먹을 수 있는 흰쌀밥과 맛있는 반찬 몇 가지를 요구하는 것에 불과하였다. 그리고 그 방망이에게 절을 하면서 감사하기를 잊지 않았다. 요술 방망이도 기분이 무척 좋았다. 하는 일도 별로 없었다. 감사하는 마음은 고사하고 밤마다 잔치를 벌이려고 괴롭히던 도깨비들의 손에 쥐어있던 것보다는 너무나도 편안하고 평화로운 나날이었다.
한편, 동네 사람들은 그토록 가난하던 그 나무꾼이 나무를 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면서도 얼굴에 기름기가 흐르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틈만 나면 그 집에 찾아와 꼬치꼬치 캐묻게 되었다. 착한 나무꾼은 처음에는 적당히 얼버무려서 그들을 돌려보냈지만, 날이 갈수록 입이 근질거려서 견딜 수가 없게 되었다. 땅을 두드리면서 무엇이든지 요구만 하면 당장에 그 요구를 들어주는 요술 방망이를 자기만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어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 한 잔을 기분 좋게 걸치고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동네에서 가장 돈이 많고 배운 것이 많은 대감 집 하인이 찾아왔다. 평소에는 나무꾼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천대하던 그 하인은 온갖 말을 다 동원하면서 나무꾼을 칭찬하였다. 낮잠이 아직 덜 깬 나무꾼은 우쭐해진 마음으로 그만 요술 방망이 이야기를 그에게 털어놓게 되었다.
대감 집 하인은 하루가 멀다 하면서 나무꾼 집을 찾아왔다. 그리고 대감 집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 대감이 갖고싶어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나무꾼에게 가르쳐 주면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한 가지씩 요구하였다. 나무꾼은 그 하인이 너무나 고마웠다. 요술 방망이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 동안 몰라서 써먹지 못하였던 것이 원망스럽기까지 하였다. 요술 방망이의 편안하게 지내던 좋은 시절도 더 이상 계속될 수 없었다. 요술 방망이는 대감 집 하인이 찾아오는 밤마다 딱딱한 땅바닥에 머리를 찧어야 했다. 불평 한 마디 하지 못하고, 주인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주어야만 하는 요술 방망이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었다. 이제는 밤과 낮의 구별도 없이 하루 온종일 시달리게 되었다. 결국에는 “나는 잘 모르겠으니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내게 가져오라”고 요구하면서 땅을 두들기다가 그만 요술 방망이를 부러트려 버렸다. 요술 방망이는 이제 아무 쓸모 없는 나무토막이 되어버렸다."
이 세상에서 끝없이 계속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욕심이다. 그러기에 성경에서는 “욕심이 생기면 죄를 범하게 되고 죄가 깊어지면 영원한 사망에 처하게 된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 예수님의 자비와 긍휼을 나의 이기심과 욕심을 채워보기 위한 요술 방망이로 사용한다면, 나무꾼이 요술 방망이를 갖기 전의 상태가 그 후보다 오히려 나은 것처럼, 아마 그는 하나님을 믿기 전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인간의 인격과 자유의지를 존중하시므로, 생각과 행위에 일일이 간섭하고 책망하지는 않으신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의 목적과 의도가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마지막 날에 반드시 그 책임을 물으실 것이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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